독일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스릴러
사라진 소녀들
어서 뛰어
난 열까지 셀거야
다 숨으면 내가 널 찾으러 갈거야
꼭꼭숨어
아차피 난 널 찾게 될거야
아주 작은 구멍이라도 살필 테니
내 시선을
피할 수는 없어
난 너의 얼굴을 알고 있으니까
책표지 : 눈을 감고 있는 빨간머리 소녀 그리고 손위에 올려진 거미 한마리... 앞을 못보는 소녀는 거미와 같은 공포를 주는 대상도, 그녀를 구출하려는 따듯한 손길도 결국 모든 것을 손의 촉으로 형상화 시켜야 한다.

독일의 스릴러계의 신성이라는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사라진 소녀들> ...
★★★☆
전체적으로 호흡의 강약도 비교적 괜찮고, 내용전개나 장면의 전환 역시 플롯 배치가 잘 되어 있는 영화처럼 매끄러운 편이다. 도입부의 이야기가 좀 느슨하고 집중력을 요하게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장면묘사나 인물간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오롯이 살아나는 느낌을 준다.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마치 영화관에서 3D 영상을 보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현실감이 잘 살아난다.
암에 걸려 있는 아버지를 둔 여형사 프란체스카의 시점, 10년 전 시각장애 여동생을 잃고 트라우마에 빠져사는 막스의 시점, 그리고 납치된 소녀를 지켜보는 범인의 시점... 이렇게 세 가지의 시점이 적절하게 교차하며 소설의 흡입도를 이끌어 내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 삼각점에 살을 붙여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빙켈만의 서술방식도 흥미롭다
유럽의 스릴러소설이라 생소하지만, 영미와 일본의 소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근래에 유럽 스릴러가 인기라는데 기회가 되면 몇 권 더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사실 추천도서에도 많이 올라와 있고, 독일 아마존에서 수개월간 1위를 할 정도로 베스트셀러다 보니 호평이 대부분이지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어 아래에 남겨본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등장인물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다.
* 어설픈 멜로라인
소녀의 실종사건을 두고 만나는 남녀 주인공... 결국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아름답게 대미를 장식하지만 이런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참으로 어설프다. 마치 상업영화의 흥행을 위해 메인줄거리 뒤로 남녀의 로맨스를 억지로 삽입한 느낌이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둘이 서로 너무나 안어울린다. ㅡㅡ;
* 범죄의 타당성
소아성애자인 범인이 왜 빨간머리의 시각장애 소녀를 납치하여 감금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도 없이 그냥 사이코패스의 범행이 벌어졌으니 "필연적으로 남녀 주인공은 반드시 그녀를 구출해야 한다"는 목적의식만 존재한다. 범인이 <한니발>처럼 절대악으로 묘사된 것도 아니고 일본 추리소설류에 등장하는 범인처럼 동정심을 유발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애매모호한 나쁜사람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물론, 이 소설은 범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라진 소녀들, 그로인해 고통받는 주변인물들, 그리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형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범죄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냥 개인적인 선호도의 문제이다.
* 등장인물의 적정성
<사라진 소녀들>에는 비교적 다양한 등장인물이 존재한다. 사실 스릴러 소설에서는 등장인물 자체가 암시이자 복선이며 이야기가 된다. 인물의 행동과 대립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야 하는데, 잘 나가다가 뜬금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집중력을 잃게 하는 경우가 있다. 뭐 범인을 부각시키거나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그랬다면 할 수 없지만 어쨋든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 필요없는 장치의 배치
소설의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야기속에 몇 가지 장치들을 배치하는데, 사실 별다른 효과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시도했겠지만, 이것에 대한 결과가 어찌됐는지는 소설이 끝나고도 알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초반에 납치현장에 범인이 남긴 흔적까지 채취해 DNA검사를 한다해놓고 도대체 결과는 어디로 증발한 것일까? 한번도 써먹지도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치들이 몇몇 존재한다.
그 외에도 세세한 아쉬움이 몇 가지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소설은 나름대로 재미있고 몰입도 또한 훌륭하다는 것을 거듭 밝힌다.
□ 기본정보
저자 : 안드레아스 빙켈만
번역 : 서유리
출판 : 뿔(웅진문학에디션)
출시 : 2011년 8월
수록 : 397페이지
□ 책소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두 시각장애인 소녀를 추적하다!
독일 심리 스릴러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소설 『사라진 소녀들』. 인간의 사악한 본능에 맞서는 소녀의 생존 본능이 섬뜩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한가로운 어느 여름날 오후, 시각장애인 소녀 지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10년 후, 또 한 명의 시각장애인 소녀 사라가 사라진다. 사라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던 여형사 프란치스카는 10년 전에 발생했던 비슷한 사건을 발견하고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10년 전 사라진 소녀 지나의 오빠 막스를 찾아간 프란치스카는 그로부터 사건 당일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게 되고, 어디선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을 범인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데…. 작가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과 비뚤어진 마음을 명료한 문장으로 긴장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 작가 : 안드레아스 빙켈만
저자 안드레아스 빙켈만(Andreas Winkelmann)은 1968년 12월에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했던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글 쓰는 일만은 놓지 않았다. 안드레아스 빙켈만은 “인간의 마음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사라진 소녀들』에서 특히 긴장감 넘치는 문장과 심리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자는 현재 브레멘 근교 숲 근처에 위치한 외딴 집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안드레아스 빈칼만의 『사라진 소녀들』은 저자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 번역 : 서유리
역자 서유리는 한국외국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석사,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교수법 수료하고, 현재 국제회의통역사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카라바조의 비밀』, 『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월요일의 남자』 등이 있다교 숲 근처에 위치한 외딴 집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안드레아스 빈칼만의 『사라진 소녀들』은 저자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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