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번트랙 ROADS 듣기 -
 


슬프고 우울하고 싶다면 들어라! 하지만 너무 많이 듣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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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살고있지만 그래도 자근자근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세상에 우울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슬퍼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왜 우울하고 슬프고, 염세말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이런 음악을 듣는 것일까?

요즘에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예전에 미처 놓쳤던 음반들을 찾아 듣고 있다. 우울함의 극치라는 포티쉐드(Portishead)의 음악을 찾아 들은것도 불과 몇달전이다. 1994년에 발표된 음반을 10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들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포티쉐드의 그늘에 숨어 지냈다.

처음에 이 음반을 들을때는 오직 베쓰(Beth Gibbons)의 우울한 목소리만 귀에 들려왔다. 목소리 자체만으로도 사람을 점점 우울의 나락에 빠지게 만들어 나중엔 없는 눈물이라도 짜내야 하는 기분을 느꼈다.

건조하지만 슬픔을 머금은 그녀의 목소리는 앨범 전체를 지배하는 듯하였고, 영화에서 나올법하게 그녀와 얘기만 하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우울병에 걸리는 장면이 생각났다.
환한 방안에서 조차 이 음악을 들을때도 주변이 거멓게 타들어가 빛하나 없는 암울한 모습이 투영되기도 했다. 그러다 베쓰의 목소리가 제법 익숙해질 무렵 제프의 사운드가 하나둘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크래치, 맥박소리, 모기처럼 웅웅거리는 소리, 타자기를 두들기는 듯한 소리 등 괴기스러운 사운드가 이상하게 혼합되어 또 하나의 암울한 세상을 창조한다. 마치 다른 암흑세계에 와있는 착각을 할 정도로 모든게 낮설기만하다.
베쓰의 우울한 목소리가 끝나면 이 괴기스러운 사운드는 베쓰의 목소리를 따라 음산한 춤을 춘다.

들으면 들을수록 뭐 이따위 음악이 다 있어! 라고 신경질적으로 CD의 귓싸대기라도 한대 갈겨주고 싶지만 이내 또 CD를 다시 찾거나 휴대기기의 전원버튼을 누르게 된다. 포티쉐드의 음악은 이런 뭣같은 음악이다. 사람을 그리 유쾌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계속 찾게되고 그 속에서 잠시나마 동질감을 느끼게된다.

왜 사람들은 이 우울한 음악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리 유쾌하지 않은 배쓰의 목소리, 그리고 단순반복스럽고, 귀에 거칠기까지한 소음같은 샘플링과 스크래치 ... 이런것들이 한개도 아니고 싸그리 뭉쳐져 있는데 왜 사람들은 이들에게 열광할까?

CD를 꺼내서 재생을 시켜본다.

처음에 흘러나오는 Mysterons ...낮선사자가 미지의 세계로 초대하듯이 말캉말캉한 사운드에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베쓰의 목소리가 연상된다. 이 곡이 끝나면 마치 웨스턴 영화가 생각나듯 황량한 사막에 있는 듯한 느낌의 Sour Times 이 흘러나온다. 이 곡은 첫곡에 비해 더 사운드나 보컬이 익숙하게 들리는데, 이러한 느낌은 이 앨범의 커다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서서히 사람을 긴장시키듯 호흡을 가파르게 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결국 터트리고야 마는...

세번째 트랙인 Strangers 에 이르러서 베쓰의 목소리는 더욱 가뻐지고 이 괴기스러운 스크레칭의 효과도 점점 격해진다. 베쓰의 목소리, 허밍 하나하나가 목줄기, 심장을 심하게 진동시킨다.
중간지점에 다다르면 Wandering Star는  모 CF에도 나와서 그런지 익숙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이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내 몸의 습기를 모두 앗아가 버리고 점점 건조해지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 베쓰의 목소리에 참을 수 없었던 이 이울함은 어느새 이 낮선 사운드가 더해져 내 몸을 온통 스크래칭 해놓는다. 나 역시 이 지점에 이르러서는 우울함을 견딜수가 없어 몸부림 치고 싶어진다. 그러다 결국 Roads 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운드와 울음을 견디며 견디며 노래를 하는 베쓰의 목소리를 접하게 되면 사람들의 열광과는 무관하게 내 스스로 이들의 음악에 빨려들어 간다.

마지막 Glory Box  까지 감정의 흐름은 더욱 격해지고... 음악이 끝난후에도 한동안 아무것도 없는 바닥을 응시하게끔 만든다.

한참동안이나 지난 다음에 또 되풀이한다. 뭐 이런 엿같은 음악이 다있어!!!


이 앨범을 들을때마다 생각나는 글이 있다. 어느 온라인 쇼핑몰 고객리뷰에 있던 글인데...

"포티쉐드의 우울함은 우울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음으로써 내부로 유입되는 카타르시스에 있다. 끄윽끄윽 삼키는 우울... 그래서 더 우울한 우울..." 


고작 몇줄 안되는 글이지만 이 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리고 이 짧은 감상평이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로 음반을 설명하는 글보다 더 가슴깊이 다가온다...


2집 앨범 보러가기






일렉트로닉이나 클럽스타일이라 이들의 음악특성상 라이브가 힘들겠다고 생각한다면 아래 유튜브 동영상을 보라... 단, 집에서 화면을 집중하고 혼자 들어보라 ...

< Roads 의 라이브 공연장면 > - 오케스트라와도 협연이 가능하다.


< Glory Box 의 라이브 공연장면 > - 위에 오케스트라가 동원되었지만 이건 더 포티쉐드스럽다.


※ 트립합?
사실 별 관심도 없다가 포티쉐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찾아본 결과 트립합의 원천은 브리스톨이라는 영국의 항구도시에서 나왔다는걸 알게되었다. 이 도시에는 클럽문화보다는 DJ들이 팀을 이뤄 차에 음악기기들을 싫고 다니면서 파티를 열었고, 이러한 실험정신이 1994년 일렉트로니카관련 잡지에 기존의 힙합과는 다른 음악을 설명하면서 트립합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 매시브어텍, 포티쉐드, 트리키 등이 뜨면서 트립합은 주류로 올라오게 되었다. 이젠 일렉트로닉 한 사운드에 여성보컬이 부르스적인 또는 포크적인 노래를 부르면 이것이 트립합인것처럼 인식되기까지 오게 되었다.


라인업


□ 앨범정보
http://www.changgo.com/changgo/n_detail.al_view?a_album=3727&a_genre=

Portishead / Dummy
제작사  :  POLIGRAM
발행일  :  1994/10/18
장르  :  Techno / Electronica
형태  :  1 CD
 

□ 수록곡
01   Mysterons 
02   Sour Times 
03   Strangers 
04   It Could Be Sweet 
05   Wandering Star 
06   It's A Fire 
07   Numb 
08   Roads 
09   Pedestal 
10   Biscuit 
11   Glory Box 


□ 그밖의 앨범 (이것만이 다는 아니다 ㅡㅡ;)

- 정규앨범
  [1997 - Portishead ]          
            
- 라이브앨범
   [1999 - Roseland Nyc Live]  


- 싱글앨범
  [1995 - Sour Times]   
  [1999 - Glory Box] 
  [1999 - Over]

- 이건 Rustin' Man 과 Beth Gibbons와 함께 낸 앨범. 그녀의 목소리가 어디가랴!...
 [2002 - Out Of Season]


03 13, 2007 15:39 03 13, 20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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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랜드 2007年 03月 15日 21時 50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악을 '독학'으로 좋아하고, 감상을 쓰는 사람들 글에는 참 신선하고...재밌는게...있다는...친구님도...'독학'이지?
    동영상도 있고, 용어 설명도 있고, 그밖의 앨범도 있고,따로 검색 안해도 되서 좋다^^

    • 트리에 2007年 03月 19日 00時 31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학? 그냥 음악이야 내가 들어서 즐거우면 한번 더 듣게 되고
      그러다 질리면 안듣게되고... 뭐 감정이 내키는 대로 ㅡㅡ;;
      일기장이라 생각하고 다음에 안찾아 볼려고 이것저것 정보를
      다 모아 놓는건데... 은근히 귀찬기는 해 ^^

  2. 옹시기 2007年 03月 23日 17時 46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안하다 모르겠다 ㅡ,.ㅡ

    음악은 형이 꽝이다...

  3. 비밀방문자 2007年 04月 05日 19時 12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트리에 2007年 04月 06日 09時 56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검색후에 리스트 조회되어 나오면 동영상화면 옆에 url이랑 embed 가 텍스트로 나옵니다. 복사하셔서 html이 지원되는 게시판에 붙여넣기 하세요!